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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같이 멸망해온 경험들
    기타 2022. 3. 1. 21:59

    남들이 보기에는 당연하고 쉬운 선택 또는 좋지 않은 선택 이었을 지 몰라도 5년동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는다던지, 강의를 본다던지 ... 여러 방면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무엇을 하고싶은지, 어떤 것을 만들고 싶은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저에게 생겼던 일들을 떠올리면, 무엇을 해야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 더욱 헷갈립니다.

    1. 회사가 개같이 멸망한 경험
    저는 처음에 프로그래매틱 애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에 합류했습니다. 제가 사랑에 빠졌던, 평생 잊을 수 없는 "스**애드"라는 프로덕트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뭐.. 흔히 말하는 서비스 기획자)

    분기마다 웹 사이트를 갈아 엎고, 술을 하루에 취사량까지 먹으며 시장 현황 조사를 하고, 야동 업체에 광고 넣겠다고 매일같이 기획서를 쥐어 짜내고 있었습니다.

    지옥같지만 우리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믿으며 열심히 뛰고 있었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국책 사업비 관련 이슈가 생기고, 투자자의 관계가 틀어져 회사가 망했고 결국 프로젝트도 개같이 멸망했습니다.


    2. 내 멘탈이 개같이 멸망한 경험
    그래도 광고 플랫폼 서비스 기획을 하면서 사용자 경험에 대한 분석과 개선 작업을 계속 해온 경험과 웹 서비스에 대한 배경 지식도 쌓여서 쉽게 이직은 했지만 ... 합류 시점이 하필 QA와 클라이언트 통계 페이지 대규모 업데이트 단계였습니다. 매일 상식을 뛰어넘는 QA와 통계 페이지 기획서를 짜내고 있었을 때, 기획팀 팀장님도 사직서를 내며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저는 하루에 740개의 페이지를 약 48가지 항목에 대해 테스트 했으며 오전 오후에 걸쳐 개발팀에 오류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본 업무는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저의 멘탈은 개같이 멸망했습니다.


    3. 정체성이 개같이 멸망한 경험
    얼마 후, 복지나 여건이 괜찮은 SI 업체로 이직했고 UX 분석과 기획업무를 맡아 일을 하다가 야심찬 대표님의 뜻에 의하여 매출을 더욱 상향시키고자 저는 진정한 플렉스 워커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1분기에는 파트너사와 디자이너로 계약하고, 2분기에는 퍼블리셔로 계약했으며, 3분기에는 다시 디자이너가 되고, 4분기에는 다시 퍼블리셔가 되었습니다. 특히 3분기 부터는 새로 오신 과장님의 프레임워크 사용을 돕고자 (하...) 직접 프론트엔드 개발도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의 업무 범위는 GUI 디자인, 마크업, 프론트엔드, 애자일 교육, 형상관리 메뉴얼 제작 ... 등 여러가지 일을 하게 되었고 결국 저의 정체성은 개같이 멸망했습니다.


    4. 팀이 개같이 멸망한 경험
    그래도 GUI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실험하고, 분석하는 부분과 웹 개발도 계속 하고 싶다는 부분을 좋게 봐주신 오너를 만나서, 이직을 하게 되었지만 ...

    무지성이면서, 권위 의식만 있는 젊은 꼰대 팀장 밑에서 일하며 매일 정신적인 고문을 받게 되었고, 어느 순간 상사도 저에게 모든걸 맡긴 채 매일 같이 저의 리포트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배워가야할 게 많은 애송이 이지만 적어도 저 사람에게서 이 서비스를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에 버티며 달려왔지만 결국 회사 90퍼센트의 직원이 그 팀장님의 고문에 못 이겨 퇴사하며 팀도 개같이 멸망했습니다.

    지금은 조직 문화도 괜찮고, 무엇보다 존경스러운 상사분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의 망가졌던 멘탈를 다시 수리 중입니다.

    저의 개같은 멸망은 제가 방심하는 순간 다시 들이 닥칠것 입니다. 저는 그 순간을 준비해야 하고, 이 경험들로 인해서 ... 더욱 진지하게 고민 중이지만, 정리할 수록 복잡해지고 다급해지는 것 같은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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